김건희 여사 코바나 대표 사임…대통령 배우자 활동 전념

설립 13년 만에 물러나 사실상 폐업…尹 내조 강화 전망
대통령실 “김 여사 업무 같이 담당하는 직원 필요 인식”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사진) 여사는 31일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직에서 공식 사임, 앞으로 윤 대통령의 내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대표직에서 13년 만에 물러났다. 대표직 사임의 법적 효력도 이날부터 발생했다.

지난 2009년 코바나컨텐츠 설립과 함께 사내이사 겸 대표에 취임한 김 여사는 3년 임기를 네 차례 연임했다. 기존 잔여 임기도 2024년 9월까지였다.

김 여사는 코바나컨텐츠를 이끌며 마크 로스코 전, 르 코르뷔지에 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 등 유명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미국 국립 박물관 등에서 작품을 대여해 기획한 마크 로스코 전은 그해 예술의전당 최다관객상을 받았다. 이달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 전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해 화제가 됐으며, 김 여사는 전시 도록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한 답례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이번에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에서 물러난 것은 남편인 윤 대통령 당선 후 내조에 더 전념하는 동시에 영리사업도 정리한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이 회사에서 공익 활동을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윤 대통령 임기 중 문을 닫고 사실상 폐업하는 쪽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직제를 폐지한 가운데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일부 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앞으로 활동할 때 보좌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부속실 내에서 김 여사만을 담당하고 서포트하는 게 아니라 김 여사 업무도 같이 담당할 수 있는 직원들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