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민생 외치는 여야… 입법권 없는 특위만 꾸려

■ 국회 공백 3주

TF 등 당내조직 잇달아 구성
“보여주기식 면피 정치” 지적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3주째 공전하는 가운데 여야가 민생 경제와 현안을 챙기겠다며 당내에 각종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서둘러 만들고 있지만, 입법권이 없는 자체 조직을 통한 ‘보여주기식 면피 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 이미 출범했거나 출범을 앞둔 특위와 TF는 3개다. ‘물가민생안정특위’가 지난 16일 첫 회의를 열고 시행령 개정을 통한 유류세 인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을 지원할 ‘반도체산업지원특위’(가칭)도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양 의원은 “국민의힘을 넘어 국회 차원의 특위일 때 위원장 수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민주당은 당내 ‘민생우선실천단’을 설치해 서민경제에 드리운 위기를 파악하고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우선실천단에 92명의 의원이 참가 신청을 했고, 6개 TF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며 “민생 현장을 챙기고 위기 극복 대안을 만드는 것을 이번 주 주요 과제로 설정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이 경쟁하듯 당내 특위와 TF 설치에 열을 올리는 데는 국회 상임위가 여야 원 구성 공전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치권이 손 놓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을 것”이라며 “당 차원의 기구로는 민생 안정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어 원 구성 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완·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