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관리 부실로 대형 산불 났는데…한전 자회사 직원 ‘무죄’

재판부 “증거 부족하고 화재 원인도 불분명”

송전선로 주변 나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산불이 나게 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직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울산지방법원 형사6단독은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한전 자회사의 고압 송전선로 관리 책임자인 A 씨는 송전선로와 주변 나무 사이 이격거리 유지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2020년 6월 경남 양산시 한 야산에 불이 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송전선로 아래쪽 수목 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받았으면서도 방치한 잘못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송전선로와 방치돼 자란 나무 사이에 불꽃이 일어나면서 임야 8만9233㎡가량이 불에 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에게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된 지점과 불이 난 지점이 130m가량 떨어져 있어 A 씨에게 화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봤다. 또 불에 탄 난 나무가 변형돼 정확한 화재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의견도 참고했다. 재판부는 “A 씨 과실로 불이 났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화재 원인도 불분명하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