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그릇 18000원”… 부담스러운 초복 몸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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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22% 등 재료가격 급등
상인들은“올려도 남는 게 없다”

서울 동작구의 직장인 김지훈(36) 씨는 동료들과 함께 몸보신을 하자며 최근 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에 들렀다가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 삼계탕 한 그릇이 지난해 1만5000원에서 올해 1만8000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삼계탕 가격을 보니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16일 초복, 중복(7월 26일), 말복(8월 15일) 등 여름철 보양식 대목을 맞았지만 급격히 치솟은 소비자물가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삼계탕 전문점에서는 한 그릇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는 곳이 태반이다. 자영업자들도 무섭게 오른 원재료 가격 때문에 이익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15일 가격조사전문기관 한국물가정보가 초복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생닭, 수삼, 찹쌀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3만1340원(1인분 7800원)이 필요해 지난해 2만6770원보다 17.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탕 재료로도 쓰이는 닭고기 가격은 이미 무섭게 치솟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집계 결과, 전날 기준 ㎏당 닭고기 도매가는 4010원으로 40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날의 3268원보다 22.7%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상반기 ㎏당 닭고기 월평균 도매가는 1월 한 달을 빼고는 모두 2000원대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236~3661원으로 모두 3000원대를 기록했다.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들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복날 삼계탕을 찾는 손님이 많아 올해도 만들어놨지만, 생닭이나 한약 등 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남는 게 거의 없다”고 했다.

고물가가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집에서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즐길 수 있는 보양 가정간편식(HMR)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HMR 전문기업 프레시지에 따르면 보양식 메뉴인 낙지 요리의 경우 지난 4~10일 1주일간 판매량이 직전 주와 비교해 70% 늘었다. CJ제일제당의 보양 간편식 ‘비비고 삼계탕’의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올해 2분기 이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