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에너지 정책 정상화와 전기료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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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낸 불합리한 정책과 재난적 경제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에너지 산업의 왜곡은 심각하다.과거의 잘못을 정확히 교정하고 미래를 위해 새 출발을 하는 것은 윤 정부의 시대적 소명이다.

미국은 원전을 무공해 전력으로 명시하고 원전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법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6기 건설 및 추가 8기 증설을 검토하고 있고, 신규 원전 6기 건설에만 500억 유로(66조8000억 원)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14차 5개년 경제계획(2021∼2025)에서 원전 확충 입장을 확인하고, 설비용량을 현재 51.1GW에서 2025년까지 70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국은 소형 원자로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일본·핀란드·네덜란드·체코·폴란드·벨기에 등 세계 각국은 원전을 활용한 에너지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원전을 친환경 분류체계에 포함함으로써 원전의 친환경성이 확인됐다. 탈원전의 논리적 근거는 처음부터 없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확산하는 과정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시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설치 비용이 높은 만큼 더 비용 효율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제도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해마다 증가했고, 지난 5년간만 총비용이 11조7000억 원에 달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은 경쟁원리를 통해 발전원가를 줄여 가면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태생적으로 불안전한 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서 전력 공급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보완해야 할 작업이 많아졌다.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으로 인해 급하게 화석연료 사용 발전소의 발전을 지시하거나 중단시킨 양이 점점 늘어나고 이에 따른 비용도 증가했다. 무더위로 공급 예비율 확보에 비상이 걸렸지만,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치상의 공급 예비율은 무용지물이 됐다. 시스템 불안정성으로 초과설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까지 계산하면 신재생에너지의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은 에너지원의 구성과 각 에너지원의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 5년간 전력 공급 비용 구조는 악화했다. 원전 구성 비율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고가의 에너지인 신재생 에너지와 가스의 구성비가 올라갔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필연적으로 고비용 구조를 만들었다. 에너지원에 절대선이란 없다. 전력 생산을 위해서는 각 에너지원의 특성을 이용해 합리적으로 각 에너지를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 공급 측면뿐만 아니라 수요 관리 효율화 노력도 중요하다. 특히, 국민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가 등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점진적으로라도 전기 요금의 가격 기능 정상화도 필요하다

윤 정부는 안정성과 친환경을 추구하면서도 경제적이고 합리적으로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수급 상황에 맞춰 합리적으로 추진돼야 할 문제다. 윤 정부가 에너지 정책의 정상화로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을 달성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