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통지없는 통신자료 수집 ’헌법불합치

영장없는 자료 수집은 인정해 논란 여전

수사·정보기관이 이동통신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당사자에게 알릴 의무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법이 헌법에 반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법조계와 시민사회는 환영했지만, 기본권 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진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통신 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해 ‘사찰 논란’을 일으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 기관들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으로부터 ‘통신 사찰’을 당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던 김기윤 변호사는 22일 통화에서 “수사권 남용에 대한 적절한 통제 수단이 생긴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전날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이 수사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로부터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 등을 법원 영장 없이 취득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법의 위헌성은 인정되지만 즉각 무효로 하지 않고, 내년 12월 31일까지 대체 입법 시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헌법불합치 결정의 범위를 사후 통지 규정의 미비로 좁히고, 법원 영장 없이 통신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 것 자체는 위헌이 아니라고 본 데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