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회의’ 철회… 경찰 반발 소강국면

30일 개최 제안자 자진 철회
“화풀이로 비치면 비난의 대상
국회에서 입법적인 시정 기대”

경찰청, 사흘간 직원 의견 수렴
이상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오는 30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14만 전체 경찰회의’가 27일 전격 취소됐다. 지난 23일 전국경찰서장회의 개최 나흘 만이자, 기존 팀장급 회의에서 전체경찰회의로 회의 성격을 확대한 지 하루 만이다. ‘14만 회의’가 공식 철회됨에 따라 경찰 내부 반발 사태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윤석열 정부는 경찰 개혁 속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처음 이 회의를 주도했던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철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경감은 “어제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됨에 따라 어떠한 사회적 해결방법이 없어진 현실에서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철회 배경을 밝혔다. 김 경감은 “지금까지 14만 동료 경찰들의 피땀 흘린 노력들로 우리 국민, 국회, 사회는 경찰국 설치가 ‘검수완박’에 대한 추잡스럽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보복행위이자 권력남용 행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국회가 이러한 불법적인 경찰국 설치에 대해 입법적으로 반드시 시정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경찰회의 취소와 관련,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14만 회의’가 철회된 배경에는 △주동자 인사 불이익 조치 등 정권 차원의 전방위 압박 지속 △97.5%에 달하는 비(非)경찰대 경찰관들에게 ‘경찰대 폐지 검토’ 인사 당근책 제시 △경찰 내부 의견 일치 실패 △경찰 공무원이 사실상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국민의 비판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은 혼란 수습 차원에서 사흘간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감 이하 직원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경찰청은 “향후 경찰 조직운영 전반과 조직 내 소통 방식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유근·이정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