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수위 높이는 李…비대위 전환시 소송전 불사할 듯

새 대표 선출시 복귀 불가능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할수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내홍에 대해 비판 수위를 연일 끌어 올리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가시화할 경우 이 대표가 소송전으로 맞설 가능성도 1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직무정지 상태에서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SNS에서도 초반엔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것 외에 정치적 메시지를 따로 내지 않고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 유출 사태’와 최고위원들의 줄사퇴 등이 연이어 벌어지자 이 대표 역시 직설적인 목소리를 내며 ‘SNS 정치’를 재가동했다. 지난달 26일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인용해 당 상황을 비판한 데 이어 31일엔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향후 복귀 전망에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월로 전망되는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서 혐의점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당원권 정지가 풀리는 내년 1월 이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뒤 조기 전당대회를 거쳐 새로 당 대표가 선출될 경우 복귀 가능성이 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줘서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