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아들 “北, 아버지를 바이러스 취급해 총살”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 편지
“文정부, 아버지에 월북자 오명”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아들이 2일 오전 10시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내 “사람의 목숨을 코로나 바이러스 취급하며 가볍게 여기고 책임지지 않는 북한의 행태는 분명 사라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씨 아들은 이날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북한은 비무장의 민간인을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워 유골조차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며 “북한의 반인권적인 행위의 심각성은 한 가정에 불행을 가져왔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규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힘없는 생명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사실이 왜곡되며, 진실이 은폐되는 상황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권력의 힘을 내세워 인권을 짓밟는 행위는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대준 씨 아들이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게 보낸 편지. 이 씨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제공

이 씨 아들은 사건 발생 당시 집권 중이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어머니와 저, 동생은 아버지의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월북자라는 오명을 씌워 그 죽음을 정당화시켰고 우리 가족에게 진실된 사과 한마디 없는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2년 가까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지만, 문 정부는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진실 규명을 위해 챙기겠다고 약속하신 편지 내용을 믿고 기다렸지만 아무 조치도 없이 퇴임했고,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것들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해 15년 동안 확인할 수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