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줄기세포로… 정자·난자 없이 인공배아 만들어

이스라엘 연구진 셀에 게재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활용해 정자와 난자 없이 인공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쥐의 줄기세포를 장관(腸管), 초기 단계의 뇌, 박동하는 심장을 갖춰 초기 배아와 유사한 구조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연구결과를 지난 1일 학술지 셀에 게재했다. 생명체에 근접한 이 조직체는 난자를 수정하는 과정 없이 만들어 ‘인공 배아’로 불린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배아가 성장하면서 장기와 조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연구진은 인공 배아를 통해 동물 실험을 일부 대체하고 궁극적으로 사람의 이식 수술에 필요한 세포와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연구진을 이끈 야코브 한나 교수는 “우리는 배아의 줄기세포를 태반과 난황낭(수정된 난자에서 관찰되는 배아를 감싸는 주머니)까지 갖춘 완전한 인공 배아로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줄기세포는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약 0.5%가 작은 공 모양으로 뭉쳐 뚜렷한 조직과 장기로 성장했다. 인공 배아의 내부 구조나 유전적 특성은 자연 상태의 쥐 배아와 95% 일치하며 인공 배아의 장기가 실제 기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하지만 한나 교수는 배아가 진짜 배아와 똑같은 것은 아니며 살아있는 동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