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신 편중·좁은 인재풀 탈피에 성패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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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100일, 尹정부에 바란다 - 법조계 원로들 조언

민정수석실 폐지·경찰국 신설
권력분산 등 측면서 방향 옳아

법조계 원로들은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인사’ 문제로 꼽았으며,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해법 역시 인사에 있다고 충고했다.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통령실과 내각은 물론 금융감독원과 국가정보원 등에 앉히면서 ‘제 식구 챙기기’와 좁은 인재풀에 대한 비판을 받았는데 이를 불식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원로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을 통해 인사 관련 주요 기능을 분산한 것에 대해서는 “음지에서 양지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은 1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윤 대통령이 인사에 있어 시야를 좀 더 넓혔으면 한다”며 “단순히 검찰 출신이 많이 등용된 것 외에도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낙마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기간 공석이라는 점에서 인재풀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검찰 출신 편중과 좁은 인재풀 문제가 주요하게 지적된 만큼 해결책 역시 인사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새로운 인재 발굴은 인사권자의 의무”라며 “설령 지난 정부에서 기용된 인사라도 능력이 좋으면 과감하게 쓰는 탕평인사를 보여줘야 한다”고 직언했다. 판사 출신 헌법학자 신평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충분히 경험을 쌓지 못해 인사에 있어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면서 “과거 하나회 척결이나 금융실명제 도입 때처럼 윤석열 정부가 우리 사회 모순들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대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시 대학 입학시험이나 로스쿨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손봐 사회적 계층 사다리를 마련해주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 검증 전반을 챙기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한 것과 관련해 이 전 장관은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법무부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에 뒀으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논란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베일에 가려서 (민정수석실에서) 해오던 것을 법무부가 맡도록 한 건 잘한 것”이라며 “이것을 어디에 두냐는 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다.

원로들은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했다. 김 전 총장은 “대통령실에서 해야 할 것을 행안부에 넘기면서 권력을 분산시켰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도 “그동안 청와대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면서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인사 등 중요 의사결정을 하며 사실상 내각을 배제했다”며 “행안부에 경찰국을 둔 것은 그동안 청와대서 통제하던 것을 분산했다는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윤정선·김무연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