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제 푸는 美·英·日… 韓 ‘엔데믹 전환’은 언제쯤?

■ 뉴스 & 분석

코로나 확진 다시 18만명대
격리조치 외 방역 거의 풀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일 0시 기준 약 18만803명이 나와 126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지만, 우리 사회는 각종 모임과 행사는 물론 해외여행도 증가하는 등 사회적 긴장감은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고위험군 보호를 제외한 방역 규제를 다 푸는 등 코로나19와의 ‘공존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방역 체제는 사실상 엔데믹 전환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을 계기로 코로나19에 대해 엄격한 방역 조치를 적용하던 데서 법정감염병 급수를 1급에서 2급으로 내려 결핵과 홍역 수준의 감염병 관리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 지금 남아 있는 방역조치는 확진자 7일 격리의무와 실내 마스크 착용, 해외 입출국 의무검사 정도다. 이중 해외 입출국 의무검사는 추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으며, 확진 규모가 잦아들면 장기적으로 엔데믹을 위한 절차가 추진될 수 있다.

최근 재유행을 겪은 미국과 일본 등은 방역 규제를 공격적으로 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년 반 유지했던 ‘6피트(1.82m) 거리 두기’ 권고를 공식 해제하고, 밀접 접촉자 중 고위험군을 제외한 이들에 대한 격리와 검사, 마스크 착용 조치를 없앴다. 영국도 올 상반기 백신 미접종자 입국 규제와 확진자 자가 격리 등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일본은 확진자 전수조사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감염병전문가들은 완전한 엔데믹으로 가기 위해 각국이 일률적으로 방역을 해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봤다. 정기석(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인구 밀집도가 낮고 회식 문화가 없는 미국, 영국과 일괄적으로 비교해 방역 기준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