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여정, ‘南전멸·박멸‘ 위협...“北군사비, 한국의 25%도 안돼”

■ 美 군사비·무기거래보고서
북한, GDP 대비 비율
15% 이상, 세계 최고
한국 비율은 2.7% 이하
세계 평균치 소폭 상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이었던 지난 7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 등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윤석열 정부와 남측에 대해 ‘전멸’ 혹은 ‘박멸’ 같은 위협적 언사와 함께 군사도발을 계속하고 있지만, 군사비 규모는 한국과 비교할 경우 최대 25% 수준이라는 추산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5% 이상에 달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군사비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1년 세계 군사비 및 무기거래 보고서’(WMEAT)에서 지난 2019년 북한의 군사비는 43억1000만~110억 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해 북한 GDP의 약 14.9%~26.4%를 군사비로 지출한 것이다. 북한의 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중은 해당 보고서에서 미국 측이 군사비를 추산한 세계 170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추정치의 폭은 해당 지역 통화 가치를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는 방법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같은 보고서에서 2019년 한국의 군사비는 439억~607억 달러 수준으로, 이는 그해 GDP의 2.6~2.7%에 해당하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비 추산 중 최소치와 한국의 최대치, 반대로 북한의 군사비 추산 중 최대치와 한국의 최소치로 각각 비교할 경우 북한의 군사비는 한국의 7%~25% 수준이란 계산이 나온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북한의 전승절)인 지난 7월 27일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론’ 등 대북 정책을 겨냥하듯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는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또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비루스(바이러스)는 물론 남조선당국것들도 박멸"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최근 남측을 위협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11일 북한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위해 평양에서 개최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김 부부장은 북한의 코로나19 발생 원인을 남측의 대북전단 등으로 암시하며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바이러스)가 류입(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사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해당국의 군사비 지출액 규모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군사비 자체만을 놓고 볼 때, 김 위원장 남매의 이 같은 위협은 ‘말폭탄’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다만, 군 전문가들은 북한 등 일부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군사비 산출 방식 투명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단순히 수치만으로 비교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세계 군사비 순위...미국이 단연 1위
中·사우디 등 이어 日 9위, 한국 10위

한편 이번에 미국 국무부는 2021년 버전을 끝으로 1960년대부터 발표해 온 ‘세계 군사비 및 무기거래 보고서’를 더이상 발간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2020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발표된 이번 ‘세계 군사비 및 무기거래 보고서’에서 지난 2019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총 1조9400억~2조9600억 달러, 전 세계 GDP의 1.7~2.2%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해 군사비 규모가 가장 컸던 나라는 단연 미국으로, 총 730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2540억~4170억 달러)과 사우디아라비아(695억~1470억 달러)가 군사비 지출 2·3위였으며 인도(675억~2250억 달러), 러시아(651억~1700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10위권 안에서는 영국(594억~700억 달러), 독일(525억~651억 달러), 프랑스(497억~626억 달러), 일본(476억~545억 달러), 한국(439억~607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 2009~2019년 사이 11년간 무기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 역시 미국으로,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수출액은 1616억 달러였다. 또 러시아는 연평 균 110억 달러, 프랑스는 54억 달러를 연간 평균적으로 수출했다. 영국·중국·독일도 연평균 30억 달러 이상의 무기수출액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연평균 11억 달러로 12위였다.

반대로 같은 기간 무기 수입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일본으로, 연평균 26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118억 달러), 영국(108억 달러), 한국(102억 달러), 호주(73억 달러) 등도 무기수입액 상위권이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