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앞두고 외국인노동자 구금·추방

수개월 임금체불 항의하자 체포
“노예처럼 일해” 인권탄압 지적

2022 카타르월드컵을 석 달여 앞두고 카타르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를 구금하고, 그중 일부를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전(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수개월 간의 임금 체불에 항의한 외국인 노동자 60명이 카타르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지난 15일 알반다리인터내셔널그룹 도하 사무소 앞에서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며 시위를 펼쳤다. 이 회사는 건설, 부동산, 호텔, 푸드 서비스 등을 운용한다. 시위에 참가한 노동자 중에선 7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는 노동력의 대부분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에서 온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다. 카타르월드컵 경기장 등 인프라 구축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동원됐으며 ‘노예’처럼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권을 확보한 2010년부터 경기장 등을 짓는데 외국인 노동자 180만 명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65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도를 훌쩍 넘기는 무더위, 하루 12시간 이상 혹사가 가장 큰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카타르 정부는 2020년엔 코로나19 확진 외국인 노동자들을 매우 열악한 숙소에 집단격리, 국제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는 11월 21일 개막되는 카타르월드컵에 앞서 국제인권·노동단체가 카타르의 노동자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준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