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나온 자립준비청년 광주에만 530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강기정 시장 브리핑 강기정 광주시장이 25일 오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만의 보호종료아동 자립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최근 보육시설을 나와 자립생활을 하던 청년들이 생활고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잇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광주에 이들과 같은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이 5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 아동복지시설(632명)과 가정에 위탁(310명)된 보호아동이 94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육시설을 나와 자립을 준비 중인 청년은 530명으로 파악됐다.

앞서 전날 오전 7시 17분 쯤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입주민 A(19·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A 씨는 ‘최근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A 씨는 만 18세까지 지역 보육시설에서 생활했으며 부모는 모두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에서는 지난 18일에도 북구의 한 대학 건물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B(18)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 씨 역시 보육시설 출신으로 최근 보육원 관계자에게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외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시설을 나올 때 받은 지원금 700만원 가운데 500여만 원을 등록금과 기숙사비로 사용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처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극단선택이 이어지자 광주시가 광주만의 자립준비청년 자립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현재 정부에서 보호종료아동에게 월 35만 원(5년 간)의 자립수당을 지원하고 광주시도 아동 정착지원금 1000만 원 등을 지급하고 있으나 부족함이 있었다"며 "보호종료아동이 우리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자립, 동행 3가지 방향으로 자립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보호종료아동이 원할 경우 누구나 주거 걱정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임기 내에 주거시설 150 곳을 만들고 지난해 6월 문을 연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사랑의 열매, 광주시 협약으로 지난해 문을 연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은 상담사 등 전담인력이 3명에 불과하다. 수용할 수 있는 인력도 최대 30명이지만 현재 21명이 생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파악 결과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처럼 자립지원전담기관이 설치된 지역은 12곳에 그치고 있다.

광주=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