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영수회담’ 제안에…대통령실 ‘신중’

尹, 내일 李에 축하난 전달 예정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여당 대표가 없고, 대통령이 여당 총재였을 때 쓰던 표현”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29일 이 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기로 했지만 일정상 하루 연기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에 대해선 더 조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전일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상황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만큼 여당이 안정된 이후에 이 대표와 만남을 가져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여당 대표 없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일대일로 만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영수회담’ 표현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 총재를 겸하던 지난 시대에 쓰던 용어”라고 언급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30일 이 대표를 찾아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이 수석이 29일 이 대표를 국회로 찾아가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의 지방일정으로 하루 미뤄졌다. 축하 난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치열한 접전 끝에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이 대표는 낙선 직후 소감문을 통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통화가 이뤄지면 대선 이후 처음이 된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