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신임 최고위원들 ‘李 수사는 정치보복’…역시나 ‘방탄 최고위’

최고위원 5명중 4명이 친명계
‘김혜경 법카 의혹 수사’맹비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이 대거 입성하면서 29일 첫 최고위원회의부터 이른바 ‘이재명 방탄’ 발언으로 도배됐다. 유일한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의 스탠스가 지도부 내 견제와 균형을 잡을 주요 변수로 꼽히지만, 이재명 신임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정치 수사’라는 입장을 밝혀 왔던 만큼 향후 민주당 최고위가 ‘방탄 최고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신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민생 관련 발언보다는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경 수사를 압박하면서 특별검사 추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전당대회를 뛰었던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경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및 허위경력 등 의혹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외면한다면 국회는 특검 시계를 찰 수밖에 없다”며 “반면 야당 인사에 대해서는 ‘먼지털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사실상 이 대표 관련 수사를 겨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언급하며 “김 씨와 관련해서는 밥값을 스스로 냈다고 하는 것이 확인됐고 그 과정에서 7만8000원 등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와 관련해 29번을 압수수색했다”고 지적했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4명이 친명계로 채워지면서 최고위가 민생보다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에 주력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돼 왔는데 당 안팎에서는 이것이 현실화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대 과정에서 “내부 총질, 총구는 밖으로 돌리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라는 것이 당원들의 지상명령”이라며 “이 명령을 지도부는 충분히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한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친명, 비명은 의미가 없다. 저희가 선명성 경쟁을 할 시기는 지난 것 같고 윤석열 정부에 대항해 얼마나 유능해지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