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 日 오키나와 피해 속출… 뱃길 막혀 식량부족까지

대만선 6만여 가구 정전 피해
中동부 해안도시 잇단 휴교령

김선영 기자,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시에서 길을 걷던 보행자들이 강풍에 밀려 가로수를 붙잡고 버티고 있다. 교도·AP·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沖繩)와 대만 사이를 통과해 북상하고 있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키나와를 할퀴고 가며 부상과 사고가 속출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가로수가 뽑힐 정도의 강풍이 불며 4명이 중경상을 입고, 약 8000가구가 정전돼 큰 혼란이 일었으며, 대만에서도 약 6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힌남노의 북상에 따라 상하이(上海) 등 중국 동부 해양 도시들도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일본 공영 NHK 방송은 일본 기상청을 인용해 4일 오키나와에서 힌남노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인해 4명이 중경상을 입고, 30만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오키나와현 본섬인 나하(那覇)시 구모지(久茂地)에서 89세 여성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의식이 흐린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나하에서는 70대 여성이 강풍에 넘어져 팔을 다치는 등 고령자의 피해가 잇따랐다.

강한 비바람의 영향으로 가로수 여러 그루가 쓰러지고, 금속제 도로 표지판이 넘어져 도로를 막는 등의 피해 사례도 보고됐다. 오키나와 일부 지역에서는 식품 유통을 위해 오가던 배가 운항을 멈춰 식량 부족 사태도 우려된다.

대만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만 전력회사인 대만전신은 강풍과 소나기로 대만 전역에 약 5만9924가구가 정전됐다고 밝혔고,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는 4일까지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담장이 붕괴하는 등 총 532건의 태풍 관련 재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힌남노가 북상함에 따라 중국 동부 해안 도시들도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상하이 기상청은 4일 오후 6시 황색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이와 함께 모든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고, 경찰관 5만여 명을 투입했다. 동부 저장(浙江)성 주요 항구 도시에는 어선 1만1600척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 기준 힌남노는 시속 20㎞의 속도로 동중국해를 북상하고 있다.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45헥토파스칼(hPa)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풍속 초속 45ｍ, 최대순간풍속 초속 60ｍ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힌남노가 점차 동쪽으로 진로를 틀면서 6일 오전 일본 규슈(九州) 북부 지역 일대와 경남 남해안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