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작년보다 24% 떨어져 8곳 도지사‘대책촉구’성명

산지 20㎏ 기준 4만1836원
경기·충남 등 7일 국회 방문
공공 비축물량 확대 건의키로

쌀 주산지 전국 8개 도지사들이 정부에 공공비축 물량 확대 등 쌀값 안정대책을 촉구키로 했다. 재고가 넘치면서 쌀값이 계속 빠지고 있는데 올해 풍년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산지 쌀값(20㎏당)은 지난달 25일 기준 4만1836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5만5333원) 대비 24.39% 하락했으며 평년 동기(4만6495원)보다도 10.0% 떨어졌다. 산지 80㎏짜리 쌀값도 지난해는 평균 21만9551원이었으나 올해는 8월 평균 16만9935원으로 22.6% 하락했다. 또 지난 7월 기준 전국 농협 쌀 재고량은 42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7000t)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1인당 연간 쌀 소비량도 2012년 69.8㎏에서 지난해 56.9㎏으로 18.4%나 줄었다. 전남 영암군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모(56) 씨는 “인건비와 농약값, 종잣값 등 모든 물가는 올랐는데 쌀값만 추락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농사를 포기하거나 파산하는 농민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윤여호 경북 예천군 농협 쌀 법인 대표이사는 “지난해에는 이 시기 저장고에 건조벼가 2000t 정도 있었지만, 올해는 무려 8000t이 쌓여 있다”며 “쌀값 내림세에 올해 농사도 풍년이어서 햅쌀 수매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와 충남·북, 경남·북, 전남·북, 강원 등 8개 도지사는 오는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정부 쌀값 안정대책 촉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 도지사는 매년 수입쌀과 국내산 쌀을 합쳐 80만t을 비축하던 공공 물량을 순수 국내산 쌀 100만t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벼 재고 물량 전량 매입과 올해 신곡도 공급 과잉이 예측되면 선제적으로 시장격리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국고 지원을 부활하는 등 쌀 적정 생산 및 소득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천=박천학·영암=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