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축 사라진 英연방 국가들… 곳곳서 탈퇴 움직임 가속화

호주 前총리 “국민투표 필연적”
뉴질랜드 총리 “결국 가야할 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2일 영국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찰스 3세를 비롯한 영국 왕실 가족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영국 국왕을 국가 원수로 삼는 국가들의 영연방(commonwealth) 탈퇴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군주제 폐지론에 불이 붙은 호주에서는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지금은 여왕에게 경의를 표할 때”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투표 수순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영국 공영방송 BBC,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15개 영연방 국가 중 호주, 뉴질랜드, 앤티가 바부다, 자메이카 등에서 영연방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영연방 결속의 중심축이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한 이후 “공화국으로 전환하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는 BBC에 “여왕의 집권은 끝났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군주제 폐지를 묻는) 국민투표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버니지 현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5년 이후 국민투표가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호주와 함께 대표적 영연방 국가인 뉴질랜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 공화국 전환이 “단기적으로 이뤄질 조치는 아니다”라면서도 “결국 뉴질랜드가 가야 할 길이고, 내 생애 중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카리브해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탈(脫) 연방’ 선언도 나왔다. 개스턴 브라운 앤티가 바부다 총리는 지난 10일 3년 내로 공화국 전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