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트 입은 찰스 “스코틀랜드는 어머니 안식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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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의회 연설서 강조
외신 “독립 움직임 의식 발언”

왕실특권 박탈된 앤드루 왕자
제복대신 양복입고 행사 등장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는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의회 연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스코틀랜드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인 킬트를 입고 연단에 선 찰스 3세는 “어머니는 나처럼 스코틀랜드인들의 장엄한 업적과 불굴의 정신에 대해 존경심을 느껴왔다”고 강조했다. 외신에선 스코틀랜드에서 거세게 부는 분리독립 분위기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커밀라 왕비와 함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의회를 찾아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등 주요 인사들의 조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찰스 3세는 “스코틀랜드 의회와 국민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깊은 슬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어머니는 통치 기간 스코틀랜드 언덕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은 젊은 시절부터 조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입헌 정부 원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과 찰스 3세의 즉위는 공교롭게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할 때 이뤄졌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내년 10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한편 장례행렬에 참여한 여왕 일가의 행보도 주목받았다. 이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엔 ‘미성년자 성폭행’ 추문으로 공무에서 물러난 차남 앤드루 왕자가 양복을 입고 등장했다. 여왕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는 앤드루 왕자는 공식 석상에서 제복을 착용하는 왕실 특권마저 박탈당했다.

외신들은 또 “왕실이 인종차별을 일삼았다”고 폭로해 논란을 빚은 여왕 손자며느리인 메건 마클 왕자빈이 지난 10일 윈저성 앞에서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악수를 거부당하는 등 외면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손우성·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