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도 ‘IRA 직격탄’… 테슬라 배터리 생산 美로 ‘유턴’

베를린 공장 제조장비 옮기기로
경쟁사 줄줄이 자국 생산 움직임
美-EU “전기차 세액공제 논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당초 독일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선회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 탑재 차량에만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독일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이번 조치는 IRA가 어떻게 전기차 산업을 재편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14일(현지시간)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배터리 관련 세액 공제 자격 문제를 검토한 결과,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사용하려 했던 배터리 제조 장비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서명한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45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테슬라는 IRA 제정 이후 미국 텍사스주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정제하기 위해 별도의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리튬 정제공장은 현재 중국에 위치해 있다. IRA 시행으로 테슬라뿐 아니라 다른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배터리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공장에서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고 2곳에 추가 공장을 짓고 있다.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의 합작법인은 켄터키주 등에 추가 배터리 공장 건립을 계획 중이다.

한편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하는 IRA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대미 외교전에 나선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통상담당 대표가 이날 회동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회동 결과에 대해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선 13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IRA 이슈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이번 주 후반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어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