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킹 찰스 3세’시대 본격 개막…대관식은 내년 봄에 거행

향후 왕실구도 어떻게 되나

69년간 왕세자로 ‘국왕 수업’
안정적 왕실운영 적임 평가
기후위기 대처 활동 가능성

예민한 성격·불륜 등 ‘비호감’
윌리엄 위주 왕실개편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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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일(현지시간) 장례식을 마지막으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며 70년 만에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69년간 왕세자 신분을 유지하며 오랜 기간 ‘국왕 수업’을 받아온 찰스 3세는 안정적인 왕실 운영에 최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영국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 구심점이었던 여왕의 퇴장과 함께 당장 ‘반(反)군주제’ 바람을 이겨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커밀라 왕비와의 불륜과 다이애나빈의 비극적 죽음으로 영국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영국 가디언은 여왕 국장 전날인 18일 “여왕의 죽음으로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돼왔지만, 지금부턴 찰스 3세 체제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선 찰스 3세의 대관식은 내년 봄이 돼서야 치러질 전망이다. 왕가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에 대한 비판 등을 고려해 1953년 여왕 대관식보단 검소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논란이 됐던 거주지도 버킹엄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찰스 3세는 영국 왕위 후계자로서 70년간 준비해온 ‘인내의 아이콘’이자 ‘준비된 국왕’이다. 또한 그는 평소 환경운동가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기후 변화를 세계적 의제로 만드는 데에도 앞장섰다. 찰스 3세는 왕세자 때부터 보유한 저택과 재산 관리에 최선을 다해왔는데, 보고서를 받는 즉시 검토 결과를 회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찰스 3세는 글로벌 리더로서 ‘기후변화’ 문제를 전 세계적 의제로 만드는 데에도 일조했다. 찰스 3세는 지난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의 주창자이며, 2019년 12월 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기도 했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도 직접 참석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찰스 3세가 73세의 고령이라는 점과 다소 매력이 떨어지는 외모, 예민한 성격 등의 이유를 들어 영국 국민을 어루만질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1996년 이혼과 이듬해 다이애나빈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비난을 받았다는 점은 뼈아프다. 기혼자였던 커밀라 왕비와의 불륜 사실도 비호감 요소다.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왕’이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왕실 후계구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러 등 영국 현지 언론은 찰스 3세를 대신해 호감도가 70%대에 달하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에게 왕실 공무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