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민간재원 배상’ 日에 제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韓·日외교수장 팔꿈치 인사 한·일 정상회담 조율과 양국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박진(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9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나누며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韓·日외교장관 뉴욕서 회담

박진 “해법 구체적으로 日전달”
‘양국기업 등 출연뒤 배상’ 논의

尹-기시다 회담 22일 개최 조율

박진 외교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제 강제징용 동원 배상 문제 해결과 관련, 민간 재원 조성 방안을 포함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일본 측에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수년간 경색됐던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미래지향적 태도로 개선에 노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영국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은 2박 3일간 이어지는 제77차 유엔총회 및 한일·한미 정상회담 참석 등을 위해 이날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55분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하고 한·일 관계 현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특히 양국관계 최대 민감 사안인 일제의 강제징용 동원 배상 문제에 대해서 국내 전문가들과 민관협의회를 개최해 검토한, 한·일 민간기업을 통한 재원 조성 방안 등을 하야시 외무상에게 설명했다. 외교 당국자는 “박 장관이 직접 피해자의 목소리를 경청한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각계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일본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일본 측은 진지한 태도로 경청하면서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한·일 외교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한국시간 22일) 개최가 유력한 한·일 정상회담의 형식과 의제 등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34개월간 열리지 못했던 한·일 정상회담이 재개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교도(共同) 통신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4호 태풍 ‘난마돌’ 수습을 위해 예정보다 하루 늦은 20일 오전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 참석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회원국 정상 가운데 10번째로 연단에 올라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과 연대를 강조하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중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또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환기시키며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을 거듭 촉구할 전망이다.

김유진·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