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다한 인천 내항을 문화·산업 융합도시로… ‘한국판 달링하버’ 만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 중심에 있는 인천 내항 1∼8부두 모습. 인천 내항은 국내 유일의 수문식 갑문과 최초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 인천시, 초일류도시 도약 … ‘제물포 르네상스’ 청사진

“옛 항구를 시민에게 돌려주자”
싱가포르 클락키도 벤치마킹
1~8부두 ‘경제자유구역’ 추진
미래산업·청년창업 공간으로
해양·항만 관광콘텐츠 개발도

인천=지건태 기자

인천은 개항의 도시다. 1883년 개항한 인천 내항(옛 제물포)은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도구이자 해방 후 근대화와 산업화의 견인차였다. 하지만 신항 건설로 항만의 기능이 쇠퇴하면서 주변도 급속히 낙후돼 지금은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으로 정체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민선 8기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는 이곳을 개발해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인천 내항과 주변 원도심을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된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내항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미래성장산업과 청년창업의 공간으로 만들고 수도권 최고의 해양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원도심 균형발전을 유도, 인천의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게 핵심목표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에 나선 유 시장은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인 싱가포르 클락키, 호주 시드니 달링하버·바랑가루와 브리즈번 사우스뱅크 등을 찾아 제물포 르네상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물포 르네상스 조감도.

◇한국판 ‘달링하버’ 인천 내항=인천 내항 1∼8부두와 주변 원도심(중·동구)을 중심으로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된 ‘개항창조도시’와 ‘동인천역 2030 프로젝트’ 등 도시재생사업은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유 시장의 행보를 보면 유사한 해외 재생사업의 성공사례를 수용해 인천에서 재현해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클락키는 과거 물류창고만 밀집해 있던 콘크리트 강변을 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기능을 다한 항만시설을 시민에게 돌려주려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과 유사하다. 또 달링하버는 1894년부터 2000년까지 ‘150년 항구를 시민에게’라는 구호와 함께 재개발이 진행됐다. 바다와 맞닿은 항만시설 어디든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수변 산책로와 공원이 먼저 조성되고 주변에 쇼핑센터와 수족관, 비즈니스 시설이 입주했다. 여기에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양박물관과 컨벤션센터 등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앵커시설 등이 선투자로 조기에 활성화됐다. 선박 화물 하역장으로 쓰이던 바랑가루 역시 2012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돼 오는 2024년까지 사무와 주거가 가능한 금융복합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초일류도시 발판이 될 새로운 원도심=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의 주 무대인 인천 내항 주변 원도심은 산업구조 개편과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송도·영종·청라 등 신도시와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선박 대형화와 화물 컨테이너화 등 물류환경의 변화와 신항만 건설로 내항의 처리 물동량까지 감소해 2010년 3333만t에서 지난해에는 1682만t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내항 재개발을 통한 새로운 산업구조 개편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청년세대의 인구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내항 개방과 재개발을 통해 옛 제물포의 역사와 영광을 이어가는 새로운 성장 거점 도심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과 다국적기업, 문화·관광, 도시밸류 등 5개 분야 10여 명의 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내항 1∼8부두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문화의 즐거움이 있는 수도권 최고의 특화된 해양명소가 될 수 있도록 개항장 역사·문화와 연계된 해양·항만 관광콘텐츠 개발도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이 밖에 수변 산책로와 함께 다양한 친수 공간이 조성되고, 원도심의 노후화된 주거지를 재생해 청년세대를 위한 주거와 문화공간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유 시장은 26일 귀국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공모델이 된 해외도시 모두 항만과 해양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며 “인천 내항과 주변을 수도권 최고의 특화된 해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