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강한 친환경 건축자재로 업계 선도… 낮은 곳까지 온정 전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CC는 그라스울 등 무기 단열재 제품을 활용해 서울시와 함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봉사활동을 하며 집 외벽을 꾸미고 있다. KCC 제공

■ KCC

1971년 대연각 참사 계기로
보온단열재 기술 개발 착수

친환경 ‘KCC 그라스울 네이처’
옥수수서 추출한 원료로 제작해
유해물질 안 나오는 무기단열재
품질만족지수 3년 연속 1위에

환경개선·돌봄사각지대 해소 등
단열재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도

국내 대표적 건축자재 기업 KCC(대표 정몽진)가 불에 타지 않아 화재에 강한 무기 단열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화(耐火) 건축자재 라인업을 갖추고 관련 시장을 이끌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CC는 화재에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내화 건축자재 개발에 힘을 쏟게 된 과정에 회사의 역사와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으로 척박한 국내 건축자재 시장에서 창업의 첫발을 내디딘 KCC는 6·25 전쟁 이후 깨지고 불타버린 기와와 초가지붕을 대체할 슬레이트를 생산하며 산업보국(産業報國)의 의지를 다졌다.

KCC의 사회공헌 표어처럼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 창조’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대참사로 기록된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 사건을 계기로 보온단열재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내화 건축자재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KCC는 반복되는 후진국형 대형 화재 참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 자사 중앙연구소에 건축자재와 내화구조체에 대해 내화 및 단열 성능시험을 할 수 있는 ‘내화시험동 전문연구시설’을 설립했다. 내화 및 단열 성능만을 전문적으로 시험하는 연구시설을 마련한 것은 국내 기업 중 KCC가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단열재는 탄소 함유 여부에 따라 유기 단열재와 무기 단열재로 나뉜다. 유기 단열재는 탄소가 함유돼 있어 화재에 취약하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유기 단열재가 샌드위치 패널에 주로 사용돼왔다. 샌드위치 패널 시장에서 유기 단열재의 비중이 80%에 달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단열재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든 건축자재로 단열효과와 차음(遮音)효과가 뛰어나고 시공하기도 쉬워 물류센터나 공장 등의 건축물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반복되는 대형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건축 과정에서부터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기 단열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른바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면서다. 유리나 모래, 암석 등 무기 원료로 만들어진 무기 단열재는 불에 타지 않는 ‘불연소재’다. 석유화학 원료로 만드는 유기 단열재와 달리 프레온 가스나 휘발성 유기 화합물 같은 오염 물질을 방출하지 않아 친환경 소재로도 꼽힌다.

유럽에서는 대표적 무기 단열재인 그라스울이 전체 단열재 시장에서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일본은 2000년 초반에 이미 건축기준법 개정을 통해 무기 단열재를 불연재로 규정해 주요 건축자재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물의 화재안전을 강화한 개정 건축법이 지난해 말 시행에 들어갔다. 건축자재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화재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법상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 구조기준’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 건축물의 마감재료로 사용되는 샌드위치 패널과 복합외벽자재도 마찬가지다. 이에 국내 건축자재 업계에서도 규제 강화에 따라 그라스울 등 무기 단열재의 시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18만t 수준의 그라스울 시장이 내년까지 32만t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무기 단열재를 생산하는 KCC 김천공장 전경.

특히 KCC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기 단열재 생산공장인 경북 김천공장 2호기 신설, 강원 문막공장 생산능력 강화 등을 통해 기존 연간 약 7만t이던 생산능력을 15만5000t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KCC 관계자는 “그동안 샌드위치 패널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는 유기계 제품이었는데, 물류창고 화재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우수한 화재 안전성을 지닌 무기 단열재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일부 있지만, KCC를 비롯한 무기 단열재 생산업체의 생산시설 확대가 완료되면 시장수요 대응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CC는 단순히 생산시설 확대에 그치지 않고 무기 단열재 제품의 종류, 성능 및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KCC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건자재기술포털’을 개설, 건축자재 제품 관련 기술자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제공자료는 각 제품에 대한 상세 소개가 담긴 카탈로그부터 각종 인증서, 공인성적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 도면, 시방서, 자재승인서류, 시공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KCC 중앙연구소는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으로서 단열, 흡음, 내화 등 다양한 제품 성능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지원서비스도 건자재기술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KCC는 또 정기적으로 고객사를 대상으로 웨비나(Webinar)를 개최, 단열재를 비롯해 KCC가 생산하는 건축자재 제품 전반과 관련 법규, 정책까지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CC에 따르면, 무기 단열재 제품인 ‘KCC그라스울’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섬유가 섬세하게 집면돼 단열 및 흡음성능이 뛰어나며, 시간 경과에 따른 변형이 없어 반영구적인 적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또, 제품의 생산에서 폐기까지의 전 생애주기(Life cycle)에 걸쳐 사용되는 에너지 소모량이 유기 단열재보다 적어 지구온난화 방지 및 에너지 자원보존에 앞장서는 제품이라고 KCC는 설명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옥수수 추출 원료를 사용한 KCC의 친환경 단열재 ‘KCC그라스울 네이처’.

특히 친환경 단열재 ‘KCC그라스울 네이처’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천연 오가닉 바인더를 원료로 디자인해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이 되는 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를 방출하지 않는다.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 미발생을 보장하는 ‘10년 친환경 보증’을 시행하고 있어, 불연성능에 친환경 성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KCC그라스울은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그라스울단열재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KCC 관계자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성까지 갖춘 무기 단열재는 에너지 절약은 물론 인명과 재산을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KCC는 그라스울을 비롯한 단열재 제품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질적 성장을 위해 중앙연구소에 내화시험동 전문연구시설을 설립했고, 양적 확대를 위해서는 그라스울 생산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용 심재를 비롯한 전체 단열재 시장이 무기 단열재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CC 보온단열재 그라스울과 미네랄울 제품군.

KCC는 그라스울을 비롯한 단열재를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KCC는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새뜰마을 사업’, 서울시와 함께하는 환경개선사업 ‘온(溫)동네 숲으로’, 아동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참여한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건립 프로젝트’에 그라스울을 비롯한 각종 건축자재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