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당시 ‘계엄 문건 은폐’ 기무사 중령 유죄

朴 정부 계엄 TF 은폐하기 위한 목적
계엄검토 위장하기 위해 훈련 문건으로 바꾼 혐의 무죄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진 ‘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과 관련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군기무사령부 출신 육군 중령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모 중령이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 원의 선고 유예형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부분을 유죄로 벌금형을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 무렵인 2017년 2월 16일 기무사령부 지휘부의 지시에 의해 위수령 및 계엄 관련 검토를 위한 계엄TF가 구성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TF에선 상부 보고를 위해 계엄의 단계별 조치사항 등이 포함된 시국 관련 대비계획과 세부자료 문건이 비밀리에 작성 됐다.

당시 전 중령은 계엄검토 문건 작성을 은폐할 목적으로 TF 구성원들의 특근매식비 예산을 신청하면서 ‘방첩수사 업무체계’ 연구계획에 관한 내용 및 연구에 필요한 파견인력과 예산을 요청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허위의 문건을 작성하고 예산 담당 공무원에게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엄검토 문건이 한미 연합 훈련에 관해 생산·접수된 비밀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문건 제목을 훈련과 관련된 것처럼 수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허위공문서 작성 등 부분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지휘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연구계획 문건을 작성한 공동정범에 해당하고 위 문건을 예산 담당 공무원에게 발송하는 방법으로 이를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전자기록 등 위작에 대해선 혐의를 입증하기에 증거가 불충분 하다고 판단했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