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정부때 ‘김밥’ 전표 뒤져 해임한 강규형…대통령실, 靑 대신해 패소소송비 지급방침

강규형“文정권 후안무치”

윤석열 정부 용산 대통령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대로 했던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강규형(사진) 전 KBS 이사에게 오는 10일 소송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7일 여권 및 강 전 이사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내주 강 전 이사에게 해당 소송비용 1214만7321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금주 회의를 거쳐 이 같은 지급 안건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 강 전 이사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 2017년 해임 결정과 문 전 대통령 재가를 두고 ‘부당하다’는 취지의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방통위가 김밥가게·애견카페 등에서 업무추진비 327만3300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강 전 이사를 해임하자 이를 재가했다. 하지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긁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언급한 양승동 전 KBS 사장은 임명을 강행하는 모순된 행보를 나타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KBS 이사 11명이 모두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이 적발됐는데도 강 전 이사만 해임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적혀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전이었던 지난 5월 6일 판결서류를 송달받았다. 하지만 해임 승인권자로서 소송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강 전 이사 측 내용 증명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또 항고 기한으로 둔 일주일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같은 달 13일 소송비 확정이 이뤄져 지급 의무가 용산 대통령실로 넘어왔다. 강 전 이사는 “문재인 정권의 후안무치”라면서 “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책임이 있는 자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