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주만에 주가 16%↓…팬데믹 이후 최대폭

시장 기대 못미치는 실적 비롯해
‘CEO의 돌발 발언’ 영향 관측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CEO. 트위터 캡처

최근 1주일 사이 테슬라의 주가가 약 16%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림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각종 실적 부진에 일론 머스크 CEO의 언행에서 비롯된 악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기록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32% 하락한 223.07달러(31만787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17일(216.76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달 3∼7일 사이 한 주간 테슬라 주가는 16%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265.25달러에 마감했는데 42.18달러가 하락한 것이다. 최근 1주간 기록한 하락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부진은 우선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총 34만3830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는 42% 늘었지만, 월가 전망치(36만4660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위한 계약을 이행하겠다고 선회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입장 번복으로 트위터 주가는 급등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인수 자금에 대한 부담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도 머스크의 ‘입’은 악영향을 끼쳤다. 먼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안을 제시한 것도 주가 부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병합을 발표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해 유엔 감독 아래 재투표를 포함한 종전안을 제안했는데,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또 머스크는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통제권을 중국에 넘기자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내 제안은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을 따져보자는 것"이라며 "이는 적절하게 입맛에 맞는 것이지만 아마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가능하고, 나는 사실 그들이 홍콩보다는 더 관대한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머스크의 언급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 공장을 둔 중국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런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대규모 공장을 두고 있다. 상하이 공장은 지난해 테슬라의 전 세계 전기차 배송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 비중이 크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