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만능 프레임 벗어나 ‘쓰레기 감량’에 역량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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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硏소장
정부, 국민인식수준 개선 나서고
일회용품 줄이기 정책 관철해야

“재활용이 만능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쓰레기 감량’에 정책 역량과 수단을 집중해야 합니다.”

‘쓰레기 박사’로 불리며 20여 년간 쓰레기 정책 제안, 연구 활동을 펼쳐 온 홍수열(사진)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리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면서 “쓰레기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발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환경단체에서 11년간 활동가로 일하다가 2014년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를 세웠다.

홍 소장은 “일회용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사용량 자체를 줄이고 재사용으로 가겠다는 것이 글로벌 추세”라면서 “세계 최대 음료 판매업체인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재사용 용기 도입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재 통일, 분리배출 등이 잘 이뤄져야 하는데 달성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니만큼, 배출량 감량이나 유리병을 비롯한 다회용기로의 전환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폐기물 감량 특성상 소비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정책수단이 있어도 이해관계자 반발로 집행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일회용품 감량 정책을 관철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흔들림이 없어야 시장이 이에 맞춰서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시행이 두 차례 유예된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경우에도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보이면 시장에서 그 대안인 다회용컵에 대한 산업 생태계가 마련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홍 소장은 끝으로 “강제성이 있는 정책 집행 이전에 시장과 시민사회에서 먼저 반환경 기업에 대한 견제 및 감시가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정책에 기대기에 앞서 우리 국민의 쓰레기 문제 인식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