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이닝 1자책 소형준, ‘가을무대’ 체질…KT, KIA 꺾고 준PO 진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T의 소형준이 13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소형준(21·KT)이 가을 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소형준은 13일 오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 1차전에서 KIA 타선을 5.1이닝 동안 5안타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고 KT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오는 16일 오후 2시 고척스카이돔에서 3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는 올해까지 8년 내리 4위 팀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소형준은 2020년 데뷔한 프로 3년 차 투수.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풍부했다. 지난해까지 가을 무대 성적은 통산 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0.60. 신인이었던 202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당시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6.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엔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선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6-1 승리를 이끌면서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소형준은 올해 KT 선발 마운드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27경기에 등판한 소형준은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제 몫을 다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10위의 성적. 또 171.1이닝(10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5(8위)등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올리면서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을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이 감독은 "(소형준이) 나이는 어려도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기대했다.

소형준은 이 감독의 기대대로 이날 1회부터 3회까지 총 31개의 공을 던지며 퍼펙트로 막았다. 이후엔 다소 흔들렸지만,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KT가 3-0으로 앞선 4회 류지혁에게 2루타를 내준 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후 만루 위기를 맞은 소형준은 황대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엔 치명적 실책을 저질렀다. 2사 2루에서 이창진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 커버에 들어가면서 강백호가 던져준 공을 놓쳤다. 이 사이 2루 주자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아쉬운 실책에 흔들릴 법했지만, 소형준은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첫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김민수와 교체됐다.

소형준은 3회 이후 투구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팀의 리드를 지켰다. 무엇보다 가을야구가 주는 중압감을 이겨냈고, ‘빅게임 투수’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선발 소형준이 이닝을 많이 끌어줘서 부족한 불펜을 여유있게 해줬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소형준은 "오늘 내 점수는 60점이다. 3-2로 가는 실점 때 공을 잡았으면 3-1로 쉽게 갔을텐데 아쉽다"면서도 "시즌 때와 다르게 공이 잘 가더라. 오늘 더 자신있게 들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회 지나면서 떨어진다는 게 느껴졌지만 다음 경기 준비 잘 해서 다시 좋은 구위로 승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