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오세훈 ‘산업은행 부산 이전’ 놓고 국감서 설전

장 “대통령 공약… 반대는 이기주의”
오 “비효율 감당하는 이전 안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두고 같은 당 오세훈 서울시장과 설전을 벌였다. 오 시장이 내놓은 ‘안심소득’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장 의원이 작심하고 오 시장과 각을 세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 의원은 윤핵관 논란 후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에 매진해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장 의원이 오 시장에게 산은 부산 이전과 안심소득 정책에 대해 따져 물은 것은 복합적인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장 의원의 1차적인 의도는 결국 부산 지역구 민심을 얻는 것인데, 동시에 두 사람의 차기 행보와 맞물려 국민의힘 내 세력 구도 재편과도 연결 지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산은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서울이기주의 아니냐”고 비판했다. 오 시장이 지난 4월 ‘큰 틀에서 보면 균형 발전이 자해 행위’라고 밝힌 것을 거론하며 장 의원은 “대한민국 서울 일극체제에서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자체를 자해 행위라고 이야기할 부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공약의 뜻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사를 옮겨도 기능의 절반은 서울에 남아있고, 협업할 기업도 서울에 있는, 그런 비효율을 감당하면서까지 부산으로 옮기는 게 합리적인가”라고 맞섰다.

두 사람의 설전은 안심소득 정책으로 이어졌다. 다시 질의 기회를 얻은 장 의원은 “오 시장이 처음 시장을 할 때는 ‘희망드림 프로젝트’ 등 일회성 현금 급여 지급 방식의 복지정책을 벗어나는 제도를 내놨는데, 안심소득 정책은 어떻게 보면 현금 복지를 강화하는 제도를 주창하고 있다”며 “이것을 두고 같은 시장의 다른 철학 아니냐, 오 시장의 진화인지 철학의 변화인지 궁금해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철학의 변화냐는 질문은 피상적 관찰”이라며 “제가 자리를 걸면서까지 무상 급식에 저항했던 이유는 안심소득의 철학과 매우 일치한다”고 반박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