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처 메일 아직 못열어” “의류 주문 못 받아”…업무량 많은 월요일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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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째 ‘먹통 피해’

“부고 하루 지난 뒤에야 알려져”
“의류 주문 못 받아 장사 차질”

김대영·최준영 기자, 대구 = 박천학 기자

‘카카오톡(카톡) 먹통 사태’가 화재 발생 사흘째인 17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재 발생 후 첫 근무일로 업무가 몰리는 월요일까지 카톡이 원상 복구가 되지 않아 곳곳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민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는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있었는데, 카톡 접속 장애가 해결되지 않아 17일 오전 7시 30분까지 고생했다”고 말했다. 대구 시민 김모 씨도 “스마트폰 카톡의 경우 수신은 되지만 발신이 안 돼 간단한 메시지도 전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과 메일 이용자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에서 무역업을 하는 정모 씨는 “해외 거래처에서 보낸 메일을 열어보지 못해 사실상 업무에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화재 당일인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결혼식을 올린 황유경(30) 씨는 “본식을 앞두고 카톡이 멈추면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며 “뷔페 음식, 축의금, 사진 촬영 등 주요 사항을 확인할 수 없어 식을 진행하는 내내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이날 모친상을 당한 김모(58) 씨는 “어머니의 빈소를 차린 뒤 하루가 지나서야 지인들에게 제대로 소식을 알릴 수 있었다”며 “대부분 카톡을 이용하다 보니 문자를 보내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캠퍼스(데이터센터) 화재로 카톡 및 각종 부가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상품·서비스 판매 급감, 고객 불편 초래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A 패션 플랫폼 관계자 최모(39) 씨는 “하루 회사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사태 발생 이후 회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카카오 인증과 카카오톡 상담 등 일부 서비스 사용이 어렵다”고 공지했다. 온라인 고가브랜드 판매 플랫폼 ‘머스트잇’은 “카카오 연동 서비스 장애로 로그인, 주문·결제, 알림(배송 등) 일부 서비스 이용이 제한돼 안내 드린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의류 소매업자 노재광(33) 씨는 “보통 상품에 관한 문의나 주문을 ‘카톡 오픈 채팅’을 통해 받는데, 하루 치 장사가 망했다”며 분노했다. 눈썹 관리 숍을 운영 중인 최유진(29) 씨도 “카톡 마비로 4~5건의 예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