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연동제는 ‘불공정의 정상화’… 함께 파이 키우자는 뜻”[파워인터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가진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창업·벤처기업의 규제 혁파와 중기의 불공정거래 근절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 장관 뒤로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서 있다. 윤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기업과 中企의 상생이 대전제
출혈경쟁·고용불안 고리 끊어야
이달말에 국회와 관련법안 상의

법제화해도 정착하려면 최소3년
이후엔 ‘SW 제 값 받기’도 추진
지식산업 키워야 진정한 선진국

인터뷰 = 이민종 산업부장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 소상공인 활성화란 중책을 띠고,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해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 만 5년 3개월을 맞았다. 그 사이 3명의 장관이 오갔다. 교수,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달리 현 4대 이영(53) 장관은 여성 벤처기업인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첫 중기부 장관에 임명돼 주목을 받았다. 취임 5개월을 맞은 이 장관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결코 녹록지 않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복합경제위기가 중기부의 주무업무인 중소기업 현장을 포함한 기업과 서민, 중산층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금리 인상, 증시 하락에 따른 투자경색, 동맥경화로 벤처·스타트업 시장은 돈줄이 막혀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 소상공인들도 “이제야 풀리나 싶었더니 다시 허리가 꺾일 지경”이라고 한숨이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이 장관은 “투자 지연으로 벤처투자가 위축될 수 있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만간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최대 요인으로 규제를 꼽고 창업·벤처기업이 새로운 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를 업그레이드한 ‘글로벌 혁신특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스타트업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은.
“유동성은 풍부하다. 올해 조성되는 벤처투자조합도 지난해 수준(9조2000억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업계가 투자를 지연하면서 올 상반기까지 증가세를 보인 벤처투자가 3분기 이후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 억지로 정부, 기관이 나서 보수적 성향의 투자 물꼬를 바꿀 순 없다. 전반적인 투자 흐름이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르는데, 단순히 노력으로 극복하겠다고 반(反)시장적 의지나 정책을 만드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다만 실리콘밸리·뉴욕 등에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느꼈는데 글로벌 투자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지금이 아닌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호재로 인식하고 승기를 잡을 필요성은 충분하다. 위기에 집중하면서, 혁신 성장기업이 기회를 잃지 않도록 투자시장을 보완하는 대책을 발표하려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투자 촉진 방안, 민간 벤처모(母)펀드 조성 기반 마련, 세제 인센티브 등과 글로벌 모험자본 유치 확대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내년에도 모태펀드를 지속해서 출자할 것이다.”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게 원사업자와 하청업체 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납품대금연동제’다. 지난 6일 중기부 국감에서 이르면 이달 말 납품대금연동제 법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

“입법 논의 14년 만에 납품대금연동제를 도입, 지난달 14일부터 시범운영과 함께 참여 기업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탁기업 42개사, 수탁기업 307개사 등 349개사가 참여했다. 참여 기업들이 협의해 연동 약정을 맺고 그 결과를 중기부에 낼 예정이다. 벤처 현장에서 많이 봤는데 대부분의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일할 때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생태계가 동반해 성장할 수 없다. 대기업은 계속 납품대금이 좀 더 싼 곳으로 바꾸려 한다. 힘들다고 호소하면 교체하겠다는 태세다. 중소기업이 제값을 못 받으면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고용 불안정, 외국인력의 무분별한 유입, 출혈경쟁, 자칫하면 도산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불공정거래를 근절하자는 취지로 함께 윈윈하기 위해 설정한 게 납품대금연동제다. 연동제가 확실히 정착되도록 법제화를 병행해 추진 중인데 이달 말에 관련 법안 내용을 국회와 상의할 계획이다.”

―경영계는 납품대금연동제가 국내 산업 생태계를 악화시켜 오히려 중소기업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논리에 맞느냐는 부정적인 입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보다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 협력사에 억(億) 단위 결제를 하는 것 자체에 정색을 했다. 그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계속 협의하고 진정성 있게 얘기하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범사업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대기업 대표들과도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법제화한다고 당장 연동제가 정착되리라 보지는 않는다.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3년 이상 걸릴 수도 있지만 장관 임기 동안은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대전제로, 함께 시장을 키워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경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첫 단추라고 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16일 취임, 만 5개월을 넘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그동안 60여 차례가 넘는 현장 방문을 통해 중소기업정책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달았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육성 등 6개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윤성호 기자

“규제 없앤 ‘글로벌 혁신특구’ 내년 도입 …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규제자유특구 4년차 접어들어
신산업 전진기지로 업그레이드
결과물 바로 수출할 통로 개설

내수 머무는 유니콘 기업 다수
글로벌 기업 도약 적극 뒷받침
‘K-스타트업 세일즈맨’ 나설 것

―의지가 강력한데 납품대금연동제가 정착하면 추가적으로 진행할 게 있는지.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가격을 지불해 지식산업을 활성화하고, 공생·협업의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 (보안전문가인 이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기술탈취, 베끼기, 헐값 거래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가 정착돼야 국내 소프트웨어 창업과 기술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피감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다가 올해 상황이 바뀌어 피감 기관으로서 국감을 받은 느낌은.

“부처의 고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시선, 시각이 바뀌었다고 할까. 국회의원이었을 때 부처를 바라보는 것과 장관으로 국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 마인드를 갖게 됐다. 비판하더라도 전적으로 비판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정쟁으로 흐르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행히 중기부 담당 상임위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이라는 정책대상이 정해져 있는데 매번 상당한 수준의 건설적인 대안과 정책질의가 오간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자영업 지원은 어떻게 마무리되고 있는지.

“코로나19에 따른 지원금의 경우 그동안 전 정부에서 7차례에 걸쳐 손실보상금과 방역지원금이 지원됐고 규모도 32조 원에 달한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손실보전금이 추가됐다. 이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한 분들의 기준 완화 요구를 잘 알고 있다. 다만 2021년 신고매출액 감소 요건을 추가하고 연 매출 50억 원 이하 중소기업을 지원대상에 추가하는 등 이전의 방역지원금보다 완화한 기준에 따라 역대 최대인 23조 원, 371만 개 사업장을 지원하고 있다.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상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는 어떤 정책으로 보호·육성할 것인지를 집중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앞서 용산에서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해 화제가 됐는데.

“소상공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모두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되고 영업이 정상화되면 재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이런 맥락에서 손실보상금의 신속한 보상, 집행 필요성을 듣고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쳐 추가경정예산 통과 하루 만에 손실보전금 지급을 시작했다. 큰 보람을 느꼈다. 중소기업 정책은 현장에 문제와 답이 동시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취임하면서는 ‘중기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바로 실행에 옮긴 셈이다. 취임 후 4개월간 매주 3회 이상 63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동안 납품대금연동제 추진과 중소기업인 대회 개최, 그리고 9월에 7박 9일 일정으로 실리콘밸리, 뉴욕, 워싱턴DC를 찾아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벤처펀드 조성과 함께 오라클·아마존 등과 스타트업 공동육성을 약속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을 개최한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국과 미국의 창업 생태계를 연결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감히 자신한다. 앞으로 중기부가 ‘K-스타트업 세일즈맨’으로 나서 보다 다양한 국가, 도시의 창업 생태계와 K-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데 앞장서도록 힘쓸 계획이다. 글로벌 K-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나오도록 스타트업 글로벌화 정책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하겠다.”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서는 도처에 산재한 낡은 규제를 걷어내 마음껏 뛸 성장 인프라를 제공하는 게 급선무인데.

“창업·벤처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4차 산업혁명의 혁신 신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창업·벤처기업이 자유롭게 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를 중기부 장관이 지정, 고시해 운영 중인데 4년 차에 접어드니 (특구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장관님, 제품도 실증데이터도 나왔는데 정작 대한민국에는 인증을 받을 곳이 없어요. 그런데 외국에선 사겠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중기부 장관이 요청하면 예컨대 보건복지부 장관이 실증 물품, 수출 장비의 성격에 맞춰 곧바로 승인할 수 있도록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개선했다. 지난 3년간 신산업의 저변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이제는 실증 종료와 함께 규제법령 정비, 사업화 지원으로 성과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더 크게는 규제자유특구가 글로벌 신산업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글로벌 혁신특구’를 도입할 것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쉽게 말해 대학과 기업이 집적된 개념이나 산업도시의 성격을 추구하나.

“그렇다고 보면 된다. 규제자유특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결과물은 곧바로 수출할 수 있는 통로도 개설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육성할지, 올해 윤곽을 잡아 내년 초 발표하고 선정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VC로드쇼 제공과 함께 지원금도 훨씬 강화할 계획이다. 참고로 최근 34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대회’를 열어 10개팀을 강한 소상공인으로 선발했다. 39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는데 이들에게는 성장을 위한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선발된 소상공인들은 창작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참신한 제품·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에 팔을 걷어붙이게 된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이 목적인데 앞으로 혁신특구도 이런 방향을 추구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스타트업·중소·벤처 규제는 모든 부처에 있을 텐데 어떻게 조율, 개선하고 있나.

“창업·벤처기업의 신시장 진출을 막는 ‘허들규제’,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는 ‘숨은 규제’를 각 부처와 협업해 개선 중이다. 허들규제는 창업지원 수혜기업 전수조사 등을 통해 찾은 39개 과제를 범부처에 제안했고, 이 중 10개는 개선안을 확정, 발표했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핵심규제는 관계부처 장관과 업계가 함께 만나 해결책을 도모하는 가칭 ‘규제 뽀개기’를 통해 개선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육성과 함께 창업정신, 도전정신도 중요하지만 또한 실패의 두려움도 큰 게 한국 창업의 현실이다.

“창업, 기업 생태계가 균형감을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 기업이 쏟아부은 노력과 자금 등에 비해 결과치가 나쁘진 않지만 또한 좋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창업에 도사린 어려움, 허들을 제거하고 개선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중국은 1세대 창업가들이 건물을 짓고 개방성을 확대하고 있다. 온갖 고생을 해서 창업하고 수성하고 기틀을 다진 선배 기업가들이 ‘난 10년 걸렸지만 넌 5년 걸리게 해줄게. 이게 지도이고 선배 기업가의 자세야’라고 나서주면 실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벤처기업인 출신인 이 장관은 달변에 업무 의욕이 넘쳤다. 하고 싶은 일도 당연히 많을 터다. 장수하면 좋겠지만 장관 임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꼭 하고 싶은 중점 과제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6가지나 제시했다.

―모두 할 수 있겠는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확히 6개다. 우선은 창업·벤처 분야에서 벤처기업 글로벌화를 통한 글로벌 유니콘 육성과 신산업 규제혁신이다. 유니콘 기업이 계속 늘고 있는데, 모두 내수기업이다. 이제는 플랫폼 시대다. 글로벌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강원 혁신특구를 방문했는데 ‘비대면 의료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언급하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당(黨)에서도 언급하지 않는데 굳이 왜 그러느냐’고 말리더라. 그래도 ‘중기부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할 수 있겠냐’는 생각으로 열심히 설파했다. 풀 수 있는 규제는 모두 풀어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납품단가·기술탈취 등 고질적 불공정 정상화와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한다. 중소기업인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와 같은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근절해 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앞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수급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대다수 제조업 기반인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 디지털화를 추구해 이 난제를 돌파해야 한다. 소상공인 분야에서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기업가형 소상공인·따뜻한 로컬상권 육성을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 한국이 물질 측면에서는 선진국이 됐는데, 자살률이 너무 높고 행복하지 않다. 행복한 집, 행복한 동네를 만들려면 행복한 상권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중기부 조직이 탄탄해야 할 듯싶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공직사회에 시보 떡 관행, 국·과장님 모시는 날 등 낡은 구시대적인 조직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는데 장관으로 와보니 중기부는 어떻던가.

“시보떡 같은 관행은 없어졌더라. 긍정적인 건 다른 부처보다 중기부에 현장 근무가 많다는 점이다. 전통시장부터 슈퍼마켓 등 소상공인 사업체가 다양하고 뿌리부터 원천, 제조 등 중소기업들이 수십만 개다. 벤처도 유니콘부터 스타트업까지 모두 찾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고립되지 않고 고객과 소통해 정책, 사업을 입안,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국회에서 보니 정부 기관에 관료주의가 적지 않던데 중기부는 오히려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중기부 장관 취임 후 대면 보고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화상으로 대체하도록 했단다. 세종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서울 상경 보고도 마찬가지다. 그것도 요점, 핵심만 추려서 보고하도록 했다. 시스템을 회사처럼, 형식에서 성과 및 내용 위주로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정부 부처 조직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의 씨앗을 뿌리려는 시도가 어떻게 발화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