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과 모든 문제 협력”… 전술핵·핵공유 논의 가능성 시사

■ “핵포함 확장억제 제공”

북 미사일 도발·핵실험 위협에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이어
26일엔 3국 외교차관들 모여
한반도 문제 외교적 협력 강화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위험이 커지자 한·미·일 3국 간 군사·외교 관련 협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한국 등에 대한 안보공약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미 행정부는 “핵을 포함해 모든 방어역량으로 확장억제 제공을 약속한다”고 강조하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둘러싼 한·미 간 논의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이 아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관련 논의 전개 과정이 주목된다.

방미 중인 김승겸 합참의장은 20일(현지시간)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山岐幸二) 일본 통합막료장과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를 하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가진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 이어 3자로 안보협력 범위를 확장해 북한 군사 위협 고조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나선 셈이다.

한·미·일은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외교적 협력도 강화한다. 미 국무부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약속도 연일 재확인하고 있다. 특히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제공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의 전술핵 재배치 반대 발언에 대해서도 “맥락을 벗어나 다뤄졌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8일 “전술핵 이야기는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밝혔는데, 이 관계자는 전술핵을 포함해 “모든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과 전적으로 협력한다”면서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가시화하고 한국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등을 요청할 경우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반대하지만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