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정치보복’ 과거글 놓고 “참 재밌는 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 과거 MB 수사에 관해 “정치보복이라며
책임 안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통해” 비판 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SNS 글을 소환해 이 대표를 지적했다.

진 교수는 23일 늦은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과거에 ‘정치보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글을 인용한 뒤 “이 분도 참 재밌는 분”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진 교수가 소환환 이 대표의 과거글은 지난 2017년 7월 작성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글에서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이라고 밝혔다. 또 “정치보복이라며 죄짓고도 책임 안 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 통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전 정부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정치보복식 과거사 들추기는 안 된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는 내용의 당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최근 진 교수는 검찰 수사에 ‘정치보복’이라고 맞대응하는 이 대표의 자세에 대해 연이어 비판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이 대표를 감싸고 도는 민주당을 향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당시 진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대선 패배로 다들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을 때 방산주(방위산업 관련 주식)를 사는 정신의 소유자”라며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그의 대응에 대해 “이길 수 없는 싸움이고, 이겨서도 안 되는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 교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대응 방식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결자해지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은 게 포스트 이재명 시즌의 준비”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지난해 4∼8월 남욱 변호사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되고 구속영장까지 발부되자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또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선 경선 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관련 내용까지 포함한 특검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뉴시스 자료사진

그러나 진 교수는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방식 자체를 비판하고 있다. 진 교수는 지난 19일에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가로막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런 위험을 왜 무릅쓰는지 모르겠다”며 “이 사람들(대장동 세력)을 (검찰이) 어떻게 믿을 거냐? 근거가 있어야 되잖나. 그러니까 분명히 검찰에서는 분명히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다라는 것은 법원에서 볼 때 어느 정도 필요가 있다라고 인정을 했다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실체가 전혀 없지도 않은데 민주당에서는 그저 그냥 정치보복이다, 정치 뭐다 이런 식의 음모론의 방어 논리만 펴고 있다”며 “한 사람의 비리가 당 전체의 비리로 지금 전환하면서 한 사람의 리스크가 당 전체의 리스크가 된다. 우리가 조국 사태 때 전철을 또 밟게 되는 거다. 왜 이래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