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예상보다 강력…실적쇼크발 ‘경제 혹한기’ 오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들의 PC, 스마트폰 수요감소로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캠퍼스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 3분기 어닝쇼크

삼성전자 영업익 잠정치 31%↓
LG디스플레이도 연속적자 예상
수출주력 업종들 전부 ‘경고등’

내년초엔 적자기업 속출 가능성
투자위축 - 고용축소 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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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잇달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실적 쇼크’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시계 제로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적자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비관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수출 산업이 복합 위기에 빠져들면 경제 전반의 침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실적 혹한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보류, 연기 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고용 역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1조6556억 원의 영업이익에 그쳐 2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한 시장 컨센서스를 한참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반도체 수요 역시 부진, 가격과 판매량이 동시에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앞서 이달 초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31.7% 줄어든 10조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실적 쇼크가 일시적 상황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80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 12조4075억 원 대비 29.0% 하락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1조 원대 밑으로 떨어진 뒤 내년 초에는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업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4883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 3분기에도 50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당장 내년 투자 금액을 올해보다 50%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LG전자는 내년도 경기 하락을 대비한 비상 대응팀인 ‘워룸(War-Room)’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2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76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월(76) 이후 1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11월 업황 전망 BSI도 3포인트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의미하며,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장병철·윤명진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