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 · 러도 견제… “핵보유 2개 강국 마주한 상황”

■ 3대 전략보고서 공개

“중국, 핵탄두 1000개 보유 추진”
극초음속 무기 등 억제력 강화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간) 중국을 국가안보 최대 위협이자 경쟁자로 규정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해서는 급박한 위협으로 경계했다.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2개 핵 강국을 전략 경쟁국이자 잠재적 적국으로 마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군사·비군사 분야는 물론 동맹을 포괄한 ‘통합억제’를 새로운 국가방위 핵심전략으로 상정했다.

미 국방부는 7개월간의 작업 끝에 이날 공개한 국가방위전략(NDS)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미래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당면 과제로 삼아 (대중국) 억제력을 지속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지난 12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능력·의도를 가진 유일 경쟁자’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 등으로 규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함께 내놓은 핵태세검토(NPR) 보고서 역시 중국에 대해 “2030년까지 최소 1000개 핵탄두를 보유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 경계했다. 냉전 이후 최대 적수였던 러시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체계적으로 도전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의 국익·가치에 즉각적이고 날카로운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핵을 보유한 2개의 강력한 경쟁자와 마주한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존 핵 억제 전략을 통합억제로 변경하고 우주무기·전술핵무기·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 투자도 강조했다.

미군은 중·러에 뒤진 것으로 평가받는 극초음속무기 개발 노력도 가속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군은 전날 버지니아주 월롭스 비행시험장에서 극초음속무기 연구에 필요한 테스트·자료수집을 위한 실험용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도 해당 실험 수행을 위한 로켓 발사를 이틀 연속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