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균형분담 고민도 없이… ‘우리 손해’ 짐작해 논의 불참”

■ 창간 31주년 특집 - 인구 정책 리셋하라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중앙정부는 10∼15년 후 지방소멸 탓에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산출해 쉬운 언어로 알리고 지방정부는 주민을 대상으로 주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설득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빠른 속도로 닥쳐오는 지방소멸이란 난제(難題)에 ‘메가시티’란 비교적 선명한 해법을 내놓은 마강래(사진)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앙 및 지방정부가 각각의 자리에서 지금의 위기와 해법을 환기해야 문제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은 혁신 인재가 몰려들어 기업 역시 집중된 와중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까지 더해지며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투자를 위한 최소 인구 요건조차 채우지 못한 채 주변 지자체끼리 경쟁하며 지리멸렬하고 있다.

마 교수는 “메가시티의 공간적 뼈대는 교통 인프라인데 한 지자체가 철도 등 광역 교통시설을 유치하면 옆 지자체가 반발하고 나선다”며 “지금의 울산역, 오송역이 허허벌판에 만들어진 게 대표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마 교수가 제안한 메가시티는 지자체 간 연계와 협력을 전제로 한다.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충청·대전·세종이 한 그릇에 담겨 공간적 균형발전을 이루고 더 나아가 메가시티가 중앙정부에 각종 권한을 이양받아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구조다. 실제 영국, 일본 등은 지방을 광역화하며 수도권 집중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우리는 왜 첫발도 떼지 못하는 걸까.

마 교수는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고 꼬집었다. 삐걱거리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서도 “메가시티 안에는 교통, 문화,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며 “특정 지자체가 특정 분야를 주도하면서 그 안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데 지레짐작으로 ‘우리가 손해일 것’이라며 제 역할에 대한 논의조차 안 하는 게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 “지방이전 기업은 물론 직원들에 대한 주택, 보육 등 다각적 지원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며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앤 컨트롤타워는 필수적이다”라고 제언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