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주변은 전기료 싸게”… 경북, 국회서 ‘지역차등제’ 토론회

대도시권역, 전력 61.5% 사용
생산 - 소비지역 불균형 해소 필요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도가 발전소 주변과 수도권·대도시 등 전력 소비지역 간 전기요금을 차등해서 부과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원전 등 발전소만 보유하고 각종 불편을 겪는 지역에 대한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것으로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문화일보 8월 26일자 11면 참조)

경북도는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철우 경북지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김석기(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요금 차등제 실현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도권과 광역시를 포함한 대도시권역 전력 사용량은 61.5%인데 비해 도(道) 단위 등 비대도시권역은 38.5%로 나타났다. 반면 원자력·화력 등 대형 발전소는 대부분 비수도권 중소도시에 위치하며 입지·사고·송전·폐기물처리 등으로 인한 갈등을 비롯한 사회적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발전지역 전기를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한전의 송배전 손실은 지난해 전체 발전량의 3.53%(1942만4000MWh) 규모이며 손실액은 2조7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택·산업·교육·농사 등 용도별 차등요금제만 적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 지사는 “KTX 요금이 거리에 따라 부과되듯 전기요금도 발전소와의 거리와 소비지역 간 차등을 둬야 한다”며 “국가전력시장은 균형발전 요소가 반영된 분권형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

도는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을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며 원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북에는 이달 현재 경주시와 울진군에 국내 가동 원전 24기 중 절반 정도인 11기가 있다. 오는 12월에는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