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다른 가상화폐도 속속 시세 붕괴
테라USD의 ‘죽음의 소용돌이’ 재현 우려도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경쟁업체 FTX에 대한 인수 의향을 하루만에 철회했다. 대형 거래소의 유동성 위기에 따라 가상화폐 시세가 큰 폭으로 급락하고 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FTX와의 투자의향서(LOI)에 따른 인수 계약 진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의 인수 번복은 LOI 합의 후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바이낸스는 FTX에 대한 기업 실사 결과, 미국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내용 등을 참고해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FTX 부채에서 자산을 뺀 규모를 최대 60억 달러(8조2000억여 원)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FTX를 인수할 경우 바이낸스까지 유동성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수 번복 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낸스는 전날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에 따른 가상화폐 시장의 패닉 확산을 막기 위해 FTX를 인수하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는 이번 합의가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공개했고 시장에서는 최종 인수계약 불발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 이번에 바이낸스가 FTX 인수 의향 철회는 가상화폐 시장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코인 시세 붕괴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2시 45분 현재 24시간 전과 비교해 13.77% 하락한 1만598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전날에도 10% 넘게 폭락했다.
가상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1% 넘게 급락해 12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번 가상화폐 시장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전날 8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40% 넘게 추락했다. FTX가 거래를 지원해온 솔라나는 30% 가까이 빠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FTX 사태가 더 악화하면 지난 5월 코인 시장 붕괴를 초래한 테라·루나 사태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당시 권도형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와 루나는 거래 알고리즘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동반 폭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을 보이며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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