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 ‘낙상·조난·산불’ 주의보

지난달 구조건수 1578건
8월에 비해 60% 늘어나
산불도 28건으로 증가해

전국 곳곳에서 단풍 구경에 나섰다가 각종 사고를 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산악사고는 8월 대비 60% 늘었고, 산불도 1건에서 28건으로 증가해 소방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19특수구조단 도봉산악구조대는 지난 7일 오전 1시쯤 도봉산 다락능선 상단에서 60대 남성 A 씨를 구조했다. 구조대는 남동생이 6일 오전 8시 30분쯤 산에 갔는데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는 경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구조대는 4시간여에 걸친 수색 끝에 A 씨의 소지품을 발견했고, 이로부터 약 60m 떨어진 계곡에서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머리에 출혈이 있고 저체온증이 나타난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5일 오후 2시쯤엔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향로봉 사이 7~8부 능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은평소방서, 종로소방서, 국립공원공단, 경찰 등이 투입돼 진압 및 화재 정리에 나섰다. 화재는 오후 7시 25분에 이르러서야 겨우 진압됐다. 은평소방서 관계자는 “등산객이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엔 서울 노원구·경기 남양주시 등에 걸쳐 자리한 불암산 정상 아래 거북산장 뒤편 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가을 들어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9월, 10월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각각 1400건, 1578건으로 8월(989건) 대비 최대 60% 늘었다. 산불은 8월 1건에서 9월 15건, 10월 28건으로 증가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액은 9월 5278만3000원(소실 면적 8276㎡), 10월 13억3260만 원(소실 면적 1만9199㎡)에 달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매주 1회 이상 등산한다는 박모(여·58) 씨는 “가을엔 낙엽이 바닥에 많이 쌓여 있을 뿐 아니라 가을비 때문에 미끄러워서 등산 중 다치기 쉬운 것 같다”며 “실제로 최근 들어 등산 중 구조 헬기를 여러 번 목격했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