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 현대차 ‘모빌리티’ … 한국 기업, 추가 수주 기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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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살만 만나는 8개 기업 총수

이재용 · 최태원 · 정의선 등
‘네옴시티’ 협력논의 티타임
빈 살만 “여러 총수 만나자”

2주간 호텔객실 400개 빌려
스위트룸 1박에 2200만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전반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티타임을 겸한 회동을 할 예정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도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방한 당시 5대 그룹 총수를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난 것과 비교하면 참석자가 더 확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네옴시티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사우디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건설, 에너지, 미래교통수단, 조선·플랜트, 문화·콘텐츠,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과 관련된 대기업 총수들에게 회동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으며,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세대(G) 무선통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회계부정·부당합병’ 혐의와 관련한 재판 일정이 있지만, 이번 회동을 위해 법원에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최태원 회장은 친환경에너지 부문, 정의선 회장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각각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사우디에 합작조선소와 엔진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고, CJ도 문화·콘텐츠 교류 논의를 사우디 측과 진행해 왔다. 두산은 향후 사우디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새로운 사업 수주와 관련한 이야기도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차담회 이후 개별 면담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5대 그룹 총수 회동에서는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이창양(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알 팔리(오른쪽 두 번째)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이 양국 기업·기관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호웅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오전 상의회관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정열 코트라 사장,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한·사우디 비즈니스 카운슬 및 투자 포럼’을 열었다. 특히 투자포럼에서는 양국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과 함께 미래 에너지, 글로벌 공급망, 미래 세대의 혁신과 성장을 주제로 양국 기업 간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은 양국 경협도 기존의 에너지, 건설 분야에서 기후변화, 디지털, 바이오, 우주항공,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각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 일행은 방한을 전후해 2주간 롯데호텔 객실 400여 개를 빌렸으며, 왕세자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은 460㎡ 규모로, 1박에 22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 이근홍 ·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