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핵심인 직선형 도시 ‘더 라인(The Line)’의 조감도.
■ 건설 · 철도
네옴시티 모듈러주택에 5조 · 고속철에 2조
인프라 구축에 삼성물산 · 현대로템 등 참여
총 사업비 668조 원대(약 5000억 달러)의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미래 스마트시티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민간과 공기업을 아우르는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철도망 구축, 수소기관차 공동 개발, 최첨단 건축공법을 적용한 건설 부문에서 양국이 손을 잡는다. 프로젝트별 사업 규모만 수조 원에 달해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도시 네옴시티 등 메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건설과 관련한 우리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 간 계약 및 양해각서(MOU)가 다수 체결됐다. 우선,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에 모듈러(조립식) 주택을 건설하는 협약을 맺었다. 규모는 1만 가구, 5조3000억 원대(4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네옴시티에 최첨단 철강 3D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표면적으로는 공사 현장의 인력이 거주하기 위한 용도지만 네옴시티 핵심으로 꼽히는 직선 도시 ‘더 라인’ 내 주택 건설을 위한 시험장(테스트베드)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로 모듈러 주택의 효용성, 생산성을 파악한 뒤 향후 실제 더라인 주택 건설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네옴시티 속도전과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공사 기간이 짧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 효과가 큰 모듈러 공법이 채택됐다. 우수한 모듈러 공법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들이 참여하게 됐다. 스마트시티 내 솔루션과 관련해 국내 데이터 관련 중소기업인 와이디엔에스가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철도차량 전문업체 현대로템은 사우디 투자부와 고속철·전동차·전기기관차 구매 계약 및 네옴시티 내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업규모는 고속철 2조5000억 원(19억 달러), 전동차 4800억 원(3억6000만 달러), 전기기관차 6500억 원(4억9000만 달러) 등 총 3조6000억 원(2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차세대 수소기관차도 함께 개발한다. 현대로템이 사우디 고속철을 수주하면 국산 고속철이 수출되는 첫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중동 시장 확대를 위한 거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스마트시티 네옴에 우리 기업이 철도망을 구축하고 양국이 수소기관차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미래도시 건설에 한국의 최첨단 건축공법인 3D 모듈러를 적용하는 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우디와 계약 또는 MOU를 체결한 기업들의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수진·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 신재생 에너지
차세대 에너지 그린수소·암모니아 8조원 사업
한전 등 5개사 참여… 태양광·풍력도 협력키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으로 그린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한국 기업과 사우디 간 사업 협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7일 한국전력·삼성물산·포스코·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 등으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 행사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 달러(약 8조5000억 원)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추진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네옴시티가 친환경 미래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수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은 이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의 가장 중요한 논의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을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건설 기간은 2025∼2029년이다. 그린 수소·암모니아 연간 생산량은 120만t에 달할 전망이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친환경 수소다. 수소와 질소가 결합된 암모니아 상태로 운송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 수소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그린 암모니아는 수소에 질소를 결합시킨 형태로 수소에 비해 압축 및 액화가 용이하고, 액화수소 대비 단위 부피당 1.5∼2배의 저장 용량을 갖고 있어 대용량 저장과 장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최근 그린 수소 운반수단이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인정받는 차세대 자원이다.
한전 등 5개사는 이달 PIF로부터 사업 정보를 공유받고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내년 1분기 사업 타당성 조사와 사업 참여 조건을 PIF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컨소시엄과 사우디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 사업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한전은 그린 수소·암모니아 분야 협력을 위해 사우디 민간 에너지 기업 아크와 파워(Acwa Power)와도 손을 잡았다. 가스 분야에선 대우건설과 효성중공업이 사우디 건설회사 알파나르(Alfanar)와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대우는 석유·가스·석유화학 프로젝트를, 효성은 가스절연개폐장치 제조법인 설립을 함께 추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9년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사우디 아람코와 협약을 맺고 수소에너지 및 탄소 섬유 소재 개발 등에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기회로 수소 인프라 및 수소 전기차 도입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로 수소 등 국내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제2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석유화학 · 바이오 등
울산에 세계최대 유화단지 9조원 ‘샤힌 프로젝트’
제약 · 바이오 분야 등에서도 협약 잇따라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에 맞춰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석유화학, 바이오, 재활용 등 화학 관련 투자 협약도 줄줄이 체결됐다.
우선 사우디 국영 정유·석유화학기업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 등 국내 3개 건설사 간 설계·조달·시공(EPC) 기본계약이 이날 체결됐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2단계 확장 프로젝트인 9조 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 관련이다. 샤힌은 아랍어로 ‘매’라는 뜻이다.
에쓰오일은 이날 9조2580억 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아람코의 한국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Steam Cracker)를 건립, 연간 최대 32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과 플라스틱 등 합성 소재의 원료로 쓰이는 폴리에틸렌을 생산한다. 내년 착공해 오는 2026년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물량 기준 석유화학 제품 비중이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늘어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사우디 건설사 알파나르와 40만㎡ 면적의 사우디 최대 규모 주조·단조 공장 건설 추진 합의서를 체결했다. 1조 원이 투입되는 신설 공장은 사우디 동부 주베일 인근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지어지며, 연간 6만t의 주조·단조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지 석유화학 플랜트와 조선·해양 플랜트용 기자재에 쓰이는 주조·단조 소재를 주로 생산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풍력 등 발전 플랜트용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 합성유 공장(DL케미칼)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