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김봉현 도주차 특정… 밀항차단 총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9월 2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련차량 6대 조사 나서
지인의 조카 소유 차까지 포함
시내 주요도로·외곽 이동 파악
국내 은신 판단… 해경 등 공조

검찰이 지난 11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하면서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 등 6대를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주 8일째에 접어든 김 전 회장을 잡기 위해 검찰은 경찰·해양경찰·군 당국의 도움을 받아 전방위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행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1조6000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서울경찰청에 영장을 집행, 와스(WASS·수배 차량 검색시스템)를 통해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차량 6대를 조사했다. 검찰과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잡을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고, 그와 관련된 차량 6대의 실시간 이동 정보를 쫓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차량들은 시내 주요 도로 및 외곽 경계지역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차량들은 지인을 통해 렌트한 차량, 그를 도와준 지인 소유의 차량, 그의 조카 소유 차량 등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본인 명의로 차량을 직접 렌트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 은신한 것으로 보이는 김 전 회장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라임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국내에서 5개월간 도주를 이어간 전력이 있는 만큼, 도주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그는 대포폰 수십 대를 쓰고 택시를 타며 추적을 따돌렸다고 한다.

검찰은 만약의 경우 그가 해외로 밀항하는 걸 막기 위해서도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사망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이다. 해양경찰청과 군도 합동 단속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외근 형사들에게 김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배포했고, 해군과 육군 측에도 밀항을 감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100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기소 됐다. 지난해 7월 법원이 전자팔찌를 차는 조건 등을 붙여 보석 허가를 해줘 그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그는 11일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이예린·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