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저임금 인상 실패 단정 아쉬워…긴 안목 평가 기대”...책 추천하면서도 일부 반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사저를 찾은 김의겸·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영축산을 산행하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의겸 의원 페이스북 캡처

페북에 ‘좋은 불평등’ 책 소개…“자산소득 등 불평등 수면 아래까지 못 본 한계” 지적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22일 임기 중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관련해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 평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의 책 ‘좋은 불평등’을 소개하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단기간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도모한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언젠가 장기적인 통계자료를 가지고 긴 안목의 정책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좋은 불평등’은 불평등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는 책”이라며 “주장이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담론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한다”며 “비판경제학이 주류의 경제학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논의가 보다 깊어지고 활발해지기를 바라면서 책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하지만 “비판하자면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책이 다루는 것보다 훨씬 구조적이며 세습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불평등의 바다에서 수면의 물결만 다루었을 뿐 수면 아래 저변까지 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특히 불평등을 세습시키고 고착시키는 자산소득 등 자산의 요인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한 한계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은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파양 논란이 불거지고 지난 9일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후 처음으로 올라왔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소개에 앞서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읽다가 덮은 책을 다시 펼 마음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