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을 기다렸다”…울보 손흥민,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손흥민이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하자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고 그라운드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이번엔 기쁨의 눈물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위로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 1승 1무 1패로 승점 4(1승 1패)를 확보해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어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을 표현하는 별명 중 하나가 ‘울보’다. 월드컵 무대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을 때마다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았기 때문. 실제 손흥민은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2번째 경기였던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지만, 2-4로 한국이 대패하자 경기 후 땅을 치며 통곡했다. 손흥민은 당시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도 패한 뒤에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왈칵 쏟았다.

손흥민은 4년 뒤인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골 맛을 보고 2-0으로 승리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았다.

눈물은 카타르에서도 이어졌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취재진과 인터뷰 때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으나 KBS 해설위원으로 카타르를 방문한 선배 구자철을 만나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랬던 손흥민이 이번엔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이날 2-1, 짜릿한 역전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후반 46분 손흥민은 약 70m 이상을 질주한 뒤 포르투갈 수비수 3명의 견제를 뚫고 페널티에어리어 앞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에게 기가 막힌 패스를 찔러 넣었다. 황희찬이 이를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정한 천금 같은 결승골이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2차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안면 부상을 당해 마스크 투혼을 펼쳤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 진가를 발휘하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생각한 대로 어려운 경기였고, 처음에 실점해서 더욱 그랬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고 희생한 덕분에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경기 뒤 눈물을 흘린 것을 두곤 “이 순간을 상당히 기다려왔다”면서 “주장인 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는데 선수들이 커버해줘서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