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은 멈췄지만… 한국 축구 희망을 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과 16강전서 1-4로 패배
대량 실점에도 끝까지 포기안해

한국, 예상깨고 카타르월드컵 선전
황인범 · 조규성 · 이강인 등 활약
과거와 다르게 경기력도 상승

도하=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월드컵 도전이 멈췄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완패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축구의 높은 벽도 얼마든지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확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6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1위 브라질에 1-4로 졌다. 한국은 카타르월드컵에서 탄탄한 조직력으로 찬사를 받았으나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에 무너졌다. 한국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탓에 체력 고갈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초 목표였던 12년 만의 16강을 달성했다.

한국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돌풍의 중심이었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비긴 데 이어 4강 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에 2-1로 승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한국은 절망적이었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적’을 이뤄냈다. 2차전까지 1무 1패(승점 1)로 16강 진출이 어려워 보였으나 포르투갈을 꺾으며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3위에서 2위로 도약,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돋보이는 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기 운영 때문이다. 우루과이, 포르투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경기 내내 물러서지 않았다. 수비에 집중하면서도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유지했다. 우루과이와 가나를 상대로 경기를 지배했으며, 포르투갈과 대등하게 싸운 끝에 역전승했다.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선 항상 수비에 치중, 위축된 모습을 보이던 과거의 한국과 전혀 달랐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들도 발굴했다. 이미 대표팀 중심이 된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이상 26)을 비롯해 조규성(24), 정우영(23), 이강인(21) 등이 월드컵에 데뷔했다. 조규성은 가나전 2골로 유럽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4년 뒤 2026 캐나다·멕시코·미국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팀의 활약과 투혼을 지켜본 팬들은 거리에서, 온라인상에서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전했다. 이른 새벽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응원한 팬들은 “졌지만 잘 싸웠고 16강에 진출해 축제를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 “16강에 올라간 것만 해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뜻깊은 교훈을 준 것 같다. 그 덕분에 즐거웠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