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경고 “인플레로 미국 경제 탈선”

JP모건 · 골드만삭스 CEO들
“인플레, 모든 걸 잠식하고 있어
금리인상 → 채무압박 → 소비위축
강한 경기침체 유발 가능성 커”

유가 3.5% 떨어져 ‘1년전 수준’
나스닥도 2% 내려 이틀째 급락

미국 월스트리트 최고 거물들이 잇달아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식지 않는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 세계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다시 커지며 국제유가는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으며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2%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것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로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다이먼 CEO는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부가 감소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으로 채무자들이 압박을 받으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우리가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면서 “금융 자원을 좀 더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솔로몬 CEO는 “향후 노동자의 급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우울한 경기 전망도 제시했다. 솔로몬 CEO는 골드만삭스가 향후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2023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CEO들의 비관적 경기 전망에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5% 떨어진 7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RJO선물의 엘리 테스파예 선임 시장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시장 심리는 부정적”이라면서 “이대로라면 WTI가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도 전날에 이어 급락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2.00% 떨어진 11014.89로 마감했다. 전날에도 나스닥 지수는 1.93% 하락한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