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여파’ 기업 4분기 실적 전망 암울… 포스코 영업이익 61% ↓, DL이앤씨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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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 철강 · 유화 등 직격탄
“파업 더 길어지면 못 버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7일로 14일째를 맞은 가운데, 주요 업종에 피해가 누적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웠던 4분기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계는 1% 저성장이 우려되는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제17차 아·태지역 총회 연설을 통해 “한국에서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로 기업활동과 국민경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국가 경제와 민생 유지를 위해 화물 운송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산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개 업종 누적 피해 규모는 3조5000억 원까지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건설·철강·석유화학업종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악화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영업이익(증권가 전망치)은 909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1.6%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제철 4분기 영업이익은 1년 새 56.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18.6%, 고려아연 18.3%, 풍산은 20.6%씩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건설업체에서는 DL이앤씨의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1%, GS건설은 28.5%, 대우건설 10.1%, 현대건설은 3.4% 각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불황에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파업까지 더해져 한숨만 나온다”며 “공기가 지연되면 지체 보상금까지 감당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의 4분기 실적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전망치는 영업손실 887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호석유화학은 1년 전보다 48.0%, SKC는 57.0%, 효성첨단소재는 18.9%씩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화물연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추진하고, 동조 파업에 나선 건설노조에 대해서도 추가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재고가 쌓이면서 공장 가동이 곧 중단될 위기”라며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김성훈·이승주 기자